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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토크 김주성] 태극기 부대를 위한 변명

  • 관리자
  • 등록 2023.07.18 17:00:16

 

[ 알려드립니다 : 아래의 내용은 폴리토크의 내용을 옮긴 것입니다.]

 

최근에 천주교의 신부 한 분이 정의구현사제단에게 따끔한 말을 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우선 정치발언을 일삼는 시국미사는 미사의 본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고 묻고, 민주선거로 당선된 윤대통령에게 취임 초부터 퇴임을 요구해온 것은 민주주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이 아니냐고 준엄하게 꾸짖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치미사는 신도의 신앙심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경고한다. 건전한 상식을 갖춘 평신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라는 것이다.

 

 천주교의 정의구현사제단에게 문제가 많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대한민국수호 천주교신자모임'에서 정의구현사제단의 만행을 낱낱이 파헤친 덕분이다. 그렇지만 신부 한 분이 직접 나서서 정치신부의 비신앙적 태도에 날을 세우니까 감동이 색다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신부의 태극기부대에 대한 오도된 인식에 있다.

 

 신부는 교회를 떠나는 평신도들이 “소위 태극기 부대와 같은 극단적인 우파가 아니며, 건전한 상식을 지닌 분이 대부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태극기 부대와 같은 상식에 어긋난 극단적인 우파가 교회를 떠난다면 모르지만, 건전한 상식을 갖춘 우파들이기에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는 것이다.

 

 태극기 부대를 극단적인 우파라고 빈정대기 시작한 사람들은 촛불시위를 주도한 극단적인 좌파계열의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들이 짠 프레임에 신부도 빠져든 셈으로, 태극기 부대를 건전한 우파와 구별짓고 있다. 사실 신부만 그런 것은 아니다. 자유우파의 대표정당인 국힘당도 개혁보수를 자임하면서 좌경화되더니, 태극기 부대를 겉으로는 존중하면서도 속으로는 꺼려왔다. 중도층의 표를 얻기 위해서 태극기 부대와 같은 극단적인 우파와 거리를 두겠다는 심산이었다.

 

 이제 태극기 부대를 위한 변명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자유우파들 사이에서도 태극기 부대를 극우로 바라보고 있으니, 바로잡지 않을 수 없다. 태극기 부대에 와 보시라. 나이가 지긋하긴 하지만, 모두들 우리나라의 발전에 헌신해온 분들로, 전문지식과 상식이 풍부한 사람들이다. 이제는 집에서 손자의 재롱을 보며 삶을 관조할 사람들이, 겨울이면 차가운 얼음장 같고 여름이면 뜨거운 철판 같은 아스팔트에 나와 앉아있다. 이유는 단 하나이다.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려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 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마구 흔들리자, 아늑한 노후를 뿌리치고 아스팔트 광장으로 뛰어나온 분들이 태극기 부대이다. 이들은 건국과 부국의 프로젝트에 참여하였고, 1987년의 민주항쟁시대에는 넥타이 부대가 되어 거리로 몰려나왔었다. 이들은 자유대한민국의 숨은 건설자들이었고, 그러기에 더더욱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켜야하는 사명감에 젖어 있다.

 

 그런데 이런 분들을 상식에 벗어난 극단적인 우파로 치부하다니 놀랍지 않은가? 우리는 본래 극우의 프레임이 어떻게 짜여졌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좌파들의 언어전술에 말려들고 있다. 극우란 말은 본래 1917년에 러시아에서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나자, 사회주의 지식인들 안에서 찬반이 갈릴 때 태어났다. 사회주의 지식인들은 자유민주주의를 경멸하고 마르크스의 공산사회를 세우려던 사람들이다. 이들 속에서 찬반이 갈리자, 찬성파가 빈정대면서 반대파를 극우로 몰았다. 그리고 찬성파는 자연스럽게 극좌가 되었다. 극우와 극좌는 이렇게 자유민주주의와는 아무 상관없는 좌파들의 진영싸움에서 유래되었던 것이다.

 

 볼셰비키를 가장 크게 반대한 사람들이 소위 파시스트다. 그래서 파시스트들은 극우로 몰렸고, 우리 모두 그렇게 알고 있다. 파시즘의 창안자는 잘 알려져 있듯이 무솔리니이다. 그는 원래 이태리 사회당의 중심 멤버였다, 그런데 당시에 제1차대전에 참가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당의 노선에 어긋난다고 쫓겨났다. 전쟁에 나갔다가 다치고 돌아온 무솔리니는 사회당과 극단적으로 대립하면서 파시즘을 만들었다. 그가 1922년에 총리로 임명되면서 파시즘의 세계가 활짝 열렸다.

 

 볼셰비키 공산당을 극도로 싫어한 세력은 바로 독일의 나치다. 그래서 나치도 극우로 몰렸고, 우리도 그렇게 알고 있다. 나치즘은 독일어로 Nationalsozialismus인데 우리 말로 민족사회주의라는 뜻이다. 히틀러는 제1차 대전이 끝나고 돌아와 독일 노동자당에 가입했다. 그곳에서 지도자로 성장하였다. 1922년에 민족사회주의 독일 노동자당(NSDAP, 나치당)으로 당 이름을 바꾸고, 1932년에 총통이 되었다.

 

 이렇듯 극우라는 낙인은 자유민주주의와 아무런 상관없이 만들어졌다. 극우는 노동자당을 표방하는 좌익들의 분파 가운데, “사회주의를 피로 재해석한 좌파”였던 셈이다. 극우ᆞ극좌는 결국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의 진영을 나타낼 뿐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좌니 우니, 극좌니 극우니 하지 말고, 추구하는 가치를 나타내는 용어로 정치세력의 이름을 부르자고들 한다.

 

 이제 알 수 있듯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려는 태극기 부대는 극우라는 빈정거림을 받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유우파 안에서 극우파니 중도우파니 하는 것은 참으로 어줍잖다. 극우란 것은 좌파들 사이에서 빈정댈 때 쓰던 말이다. 우리나라에 적용한다면, 사회주의를 백두혈통주의로 재해석한 주사파(NL)가 극우이고, 전통적인 사회계급적 해석을 하는 민중민주파(PD)를 극좌라고나 할까? 

 

김주성(폴리토크 대표, 전 한국교원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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