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드립니다 : 아래의 글은 폴리토크의 글을 옮긴 것입니다]
김만배와 권순일만의 재판거래였을까?
종북주사파의 동호인 모임 수준으로까지 전락한 것으로 보이던 대법원이 김명수의 대법원장 임기 만료를 3개월 앞두고 균열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대법원은 대법원장 포함 14인의 대법관으로 구성된다. 대법원장만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하고,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므로 사실상 대법원장의 권한이 막강함을 알 수 있다. 즉 대통령이나 대법원장 공히 독자적으로 대법관을 임명할 수 없고 국회의 동의가 필수이기 때문에 상호견제와 보완이 필요한 3권분립이 엄격히 작용한다면 합리적인 제도이지만 기실 대법원장 하기에 따라서는 1인 지배체제로 빠질 위험성도 상존하는 것이다.
이번에 김명수가 법원행정처장을 역임한 조재연 대법관과 우리법연구회, 전남 출신 박정화 대법관의 임기만료로 신임 대법관 후보를 선정하였을 때 대통령실을 비롯 각계각층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 출신 정계선 서부지법 부장판사와 전남 목포 출신으로 문재인이 임명한 중앙선관위원인 박순영 인천고법 판사가 유력후보라는 설이 나오면서 대통령실의 강한 반발과 임명 거부등의 강경 대응방안이 알려졌다. 특정 이념과 지역에 편중된 신임 대법관의 제청을 받아들이면 좌편향 일색으로 불공정 판결이 난무하는 대법원의 정상화는 요원하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이다.
퇴임하는 박정화는 출신과 4.15부정선거 판결을 볼 때 종북주사파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지만 조재연 대법관은 어떠한가. 그는 지난 해 대선 직전 언론에서 '대장동 그분'으로 지목되며 마녀사냥을 당했다. 나름 객관적 자료제시로 파문은 일단락되었지만 실제 국민들의 뇌리에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까 하는 의심은 남아있게 마련이기에 이재명과 좌편향 언론들은 이때다 하고 물어 뜯으며 대장동 책임을 떠넘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조재연 대법관은 실상 좌파들하고는 다소 거리가 있는 입지전적인 경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었으며 그를 대법관에 제청한 사람은 전임 양승태 대법원장이었는데 김명수가 왜 그를 실세라는 법원행정처장 자리에 보임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2017년 문재인이 사기탄핵으로 집권하자 마자 종북주사파의 좌장이라 자타가 공인하던 이해찬은 향후 20년 집권도 부족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 주위 부화뇌동하는 자들은 회합 때마다 '100년 집권'을 외쳐댔으니, 이달 초 더민당 혁신위원장 후보로 '다른백년' 이사장이라는 '듣보잡'이 튀어나온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다.
좌파 영구집권을 꿈꾸는 종북주사파들은 문재인 집권 초기에, 때 이른 차세대 주자를 물색코자 했고 그래서 부상한 자가 이재명이었다. 이듬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이재명이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자 그들의 구상은 탄력을 받기 시작했으나 여기에 복병이 나타났다. 이재명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로 재판을 받게되었고 유죄가 확실시되며 이는 주사파의 미래를 위협하는 심각한 리스크로 대두되었다. 그렇지만 이런 문제를 좌시하면 종북이 아니다.
좌파들은 대법원 판결까지를 염두에 두고 크리티칼 매스를 구하게 된다. 자신들이 원하는 판결을 위해서는 숫적 우위를 확보해야 했다. 법원행정처장은 판결에 참여하지 못하기 때문에 공정한 성향을 가진 판사를 법원행정처장으로 보내면 1표를 번다. 그래서 선임된 지 1년 밖에 안된 안철상 행정처장이 마치 대법원장과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여지게 만들어 조재연 대법관을 행정처장으로 보임한다. 안철상은 mbc의 광우병 보도 PD를 무죄로 판결한 좌편향 대법관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이로써 암묵적 6 : 5의 승리 방정식이 만들어졌고 대법원장은 관례상 한표라도 많은 곳으로 표결을 하기 때문에 7 : 5판결구도가 완성되었다. 좌편향 민변 회장출신 김선수 대법관은 다른 사건 이재명 변호를 맡았었기에 표결에서 제외되어 공정한 판결처럼 비치게 하였음은 물론이다. 이게 합리적 시나리오다.
이 사건은 김만배가 이발하러 대법원에 8차례 드나들면서 권순일과 모의하여 이재명 재판거래가 이루어진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말 권순일과 김만배 둘만의 거래일까? 대법원장 1인 권력구도에서 김명수가 모르게 이런 거사를 도모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즉 이 판결은 좌파의 보이지 않는 손의 압력과 김명수의 지원이 없었다면 성립되지 않을 판결이다. 권순일과 김만배는 심부름하는 연락책 정도였을지도 모른다는 의심마저 드는 것이다. 좌파들의 치밀함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정황이 이러할진대 김명수가 마지막 퇴임 인사로 알박기를 하고 나가는 걸 여권에서 그냥 두고 본다면 사법부의 정상화는 물 건너 가는 것이다. 결국 김명수는 그로서는 결단하기 어려운 실력위주의 중도성향 두 후보를 제청하게 되었다. 재판실무에 능통한 서경환 부장판사와 판사 역임 후 서울대 로스쿨 재직 중인 민법전문 권영준 교수를 최종 대법관 후보로 지명한 것은 이런 배경이 작용했을 것이다.
김명수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개과천선했다는 말도 있지만 살아있는 권력의 신호와 철저한 자기 보신책의 일환일 가능성에 더 비중을 둔다. 그러나 어떠랴. 이를 계기로 대법원과 우리 사법부가 좌파의 분탕질에서 벗어나 국민의 신뢰를 받으며 자유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로서의 역할을 되찾는 첫걸음이 된다면 무엇인들 마다하랴. 9월 김명수 퇴임 이후부터는 서초동에 있는 정의의 여신 '디케'가 부끄러워 눈을 가리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기원해 본다.
김승재 폴리토크 주필
